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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신문) 명품 전기
최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전기화 현상 심화 등 여러 원인으로 전기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신뢰도를 자랑하는 전력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전기가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전기의 공급이 가지는 가치는 크며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들이 제대로 동작하는데 필요한 수준의 품질이 확보되어야 한다. 공급되는 전기의 품질은 주파수와 전압의 유지 수준과 정전 여부 및 시간에 해당되는 신뢰도 등으로 평가되고, 이러한 품질의 수준은 전기 공급자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의 전력계통 연계가 없는 고립된 계통이어서 늘어가는 전기 수요에 대한 공급 설비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안정적인 전력 수급 앞에는 여러 난제가 있다. 우선 발전 측면에서는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과 석탄 발전의 온실 가스 및 환경 문제 등으로 발전소 추가 건설에 어려움이 있다. 아울러 생산된 전력을 전송하기 위한 송전 설비도 사회적 수용성 문제로 건설이 지연되거나 취소되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한 어려움이 심화되고 이러한 상황 하에서도 고품질·고신뢰도 전력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고품질·고신뢰도의 명품 전력 서비스가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일까? 디지털 기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기 기기들은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 사용되며, 직류는 교류를 정류하여 얻기 때문에 주파수의 작은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조명기기의 경우 직류용 전자식 안정기 사용과 LED로의 전환으로 주파수 품질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전기를 사용하는 부하들 중 일부만 고품질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면 해당 부하만 고품질 전력을 공급하고 그 외 대부분의 부하들은 적정 수준의 품질을 공급하며 고품질 전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해당 품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13년도 판매 전력량은 대략 주택용이 14%, 일반(상업) 21.5%, 산업체가 56%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 수는 주택용 고객 1382만, 산업용 고객은 37만 정도로 집계되었다. 전자, 화학, 철강 등 전력 다소비 산업 일부가 고품질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전력전자기술 발전으로 전력계통에서 이런 차별화된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므로, 전체 부하에 대한 고품질 전력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전체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고품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직접 설비 투자를 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에 의한 고장과 유지 보수 등으로 전력 공급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일정 시간의 정전은 용인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전 시간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해야하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해당 정전 시간 이내로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과 해당 정전 시간에 의한 피해 비용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전에 의한 피해 비용이 가정용 부하와 고 부가가치 산업용 부하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요금과 적정 수준의 정전 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로 비유하자면 보편적으로 공급되는 물의 품질 이상을 필요로 할 경우 소비자가 정수기를 설치하거나 단수에 대비하여 생수를 사는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한다는 것과 같다.
명품 전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를 확보하여 필요로 하는 수요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관련 종사자들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전체 비용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품질 수준을 정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위한 비용은 해당 소비자에게 청구되어야 한다. 차세대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는 첨단 기술의 전력시스템 도입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큰 변화이다.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공급 위주의 정책 대신 수요 반응을 비롯한 다양한 소비자 참여를 필요로 하는 전력 정책을 위해서는 특정 소비자를 위한 비용을 모두가 분담하는 현재의 구조 대신 합리적인 비용 부담 체계가 우선 확립되어야한다.
